2010. 6. 5. 17:24

아트림 미디어의 두번 째 작품으로 국내에서 최초로 원 소스 멀티 유즈를 기치로 내걸었던 제로: 흐름의 원(이하 제로)입니다. 
임달영씨가 스토리를 담당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박스 전면샷. 나름 분위기 있습니다. 이 박스를 봤을 때만 해도 설렜는데... 


박스 후면. 리사이징되면서 글씨가 잘 안보이는데, 이런 글귀가 있습니다.
'이것이 본격 액션 전투 시스템이다. 화려한 컷 인 애니메이션 배틀은~블라블라' 
솔직히, 개뿔입니다.=_=; 


전면 날개. 뭔가 미연시틱(잘은 모르지만...;;)한 듯?ㅎㅎㅎ


구성물입니다. 게임시디 4장, OST시디. 매뉴얼, 그리고 박스 외 내용물로 일러스트집입니다.


게임 시디와 ost시디. 밀봉인 이유는 얼마전 하나 더 새로 구입한 녀석이기에(...) 원래 가지고 있던 패키지에서 매뉴얼을 분실했거든요. 매뉴얼이 없으니 허전해서 새로 하나 장만했습니다.;;


밀봉은 가만 두고 원래 가지고 있던 게임 시디 오픈. 프린팅은 깔끔합니다. 저 이런 스타일 좋아해요.ㅎㅎ


매뉴얼. 다른 인물도 많지만, 굳이 이 사람을 골랐습니다.ㅎㅎ


일러스트집. 뭐 이런 식의 화보집.


일러스트집의 표지. 매뉴얼과 동일합니다.


이제 게임 스샷 나갑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무지하게 지루한 오프닝을 참아내야 합니다. 왜인지 스킵이 안되더군요.=_=;;;
전에는스킵했던거 같은데...(거진 10년 전 일이니 기억은 잘 안납니다만..;)


메인 메뉴. 이것도 프랩스가 먹혀 참 다행입니다.ㅜㅜ


주요 인물중 한 분. 안경을 벗으면 이뻐집니다(?)


이후 지겹게도 보는 장면. 진짜로 나중엔 나올 때마다 지겹습니다..; 어지간히 좀 인서트하지...=_=;;; 


이렇게 파트를 나누는데... 굳이 나눌 필요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짧은 단락들입니다.


주인공의 동생. 착하네요(?)


스테이터스 화면. 주인공의 이름은 유기입니다.


[화려한 컷 인 애니메이션 배틀] 달랑 한컷이 주르륵 앞으로 날아갑니다. 이 무슨 도스시대에서나 볼 전투인가요.
다른 기술들이라고 사정이 그리 다르진 않습니다.=_=
 

한참의 시간이 걸려서 겨우 세이브 지점에 옵니다.


주인공이나 친구들이나 한 주먹 쓰는 잘나가는 놈들입니다. 다소 식상한 설정.


아까 매뉴얼에서 보여드린 분. 계속 이 옷만 입습니다. 주인공과 사제지간 이상의 관계...를 의도한 듯 합니다.
임달영씨가 여성 천국을 좀 좋아하시죠.


아니나 다를까 또 등장하는 여인네. 무슨 비밀결사같은 옷을 입고 나옵니다.


망또를 벗으면 이런 여자. 손에 든걸 보니 오컬트 오타쿠?(...)


입고 있는 휘황찬란한 옷이 교복이랍니다. 참고로 위위 스샷의 비밀결사 망또는 동복 가운이라고 합니다.


주인공은 꿈을 자주 꿉니다. 꿈속의 모습. 쫄따구 1호, 2호입니다. 여자분 옷이 참 적절합니다.


화려한(...) 로봇 배틀. 사람이 로봇으로 바뀐 것 외엔 동일합니다. 아까 위에 보여드린 전투의 전투화면도 딱 이 화면입니다.;


로봇의 상태창. 로봇(게임 내에서는 영수기라고 하는 듯)는 멋집니다.


영수기의 전투 컷신. 로봇이라고 별단 다르지 않습니다. 1컷이 3~4컷으로 늘은 정도? 당연하지만 볼품없습니다.=_=;


별로 한 것도 없이 파트3.


선생님에게 성희롱을 하는 주인공. 좀 일본 만화느낌이 나는 것 같습니다.


사주대로면 죽었어야 한다는 주인공. 사주야 뭐...=_=;;;  


네. 이 스샷 한장을 찍기 위해 그만 플레이하고 싶은 걸 버티고 버텼습니다. 이 스샷만 딱 보면 무슨 19금 게임 같네요.ㅎㅎ  


만취 후 공원에서 뒷풀이(?)


죽어도 사랑하는 사람의 곁에서 태어난다. 게임의 부제인 흐름의 원의 기틀입니다.


결국은 게임 내에서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는 이야기. 그러나 전 이만 여기서 GG.



 원 소스 멀티 유즈. 요즘에 와서야 당연하디 당연한 말이죠. 영화가 게임이 되고, 게임이 영화가 되고(우웨 볼씨는 제외하고 싶군요..=_=), 드라마, 소설, 라디오, 만화등 하나의 컨텐츠가 문어발마냥 확장되는 요즘과는 다르게 90년대 말~2000년 초반까지만 해도 원 소스 멀티 유즈라는 말은 그리 흔히 접할 수 있는 개념은 아니었습니다.(컨텐츠의 문어발 화에 지금처럼 많은 관심을 기울이던 시기가 아니었다는 거지, 이 시기에도 컨텐츠의 변주는 물론 있었습니다.) 

이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레인보우 식스처럼 소설이 게임이 되는 경우는 있을지언정, 게임이 다른 컨텐츠로 확장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를 기반으로 한 소설이 발매되었던 건 정말 이례적인 일이었죠.
 
그러던 중 2000년, 플러스: 내 기억속의 이름이라는 연애 시뮬레이션으로 좋은 평을 받았던 아트림 미디어가 원 소스 멀티 유즈를 전면에 내걸고 게임을 개발합니다. 바로 제로: 흐름의 원입니다. 비단 게임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 게임을 만화, 소설 등 다른 컨텐츠로 확장시키겠다고 처음부터 천명한 셈이지요.

결국 게임을 발매하면서 판타지 소설 제로와 만화책 제로를 같이 발간했고, 이후 흐름의 원의 스핀오프격인 제로: 시작의 관을 만화로 연재하기도 합니다.(재밌는 점은 시작의 관이 흐름의 원 시리즈보다 인기가 많았다는 거..ㅎㅎ)
 
나름대로 의욕적이고 공격적인 마케팅이었지만, 결과적으로 흐름의 원은 실패합니다.
조금 거칠게 표현하자면, 일단 게임이 더럽게 재미없습니다.=_=
나름 인기작가이신 임달영씨(비슷한 구성에 비슷한 설정의 연속인 임달영씨기에 제가 좋아하는 작가분은 아닐지언정)의 스토리인만큼 스토리가 재미없진 않습니다만, 게임의 완성도 자체가 최악이죠. 

일단 맵을 돌아다니는 의미가 별로 없습니다. 돌아댕기다 건달들을 주로 만나 전투를 하는 것이 맵의 기본 의의입니다.=_=;; 
즉 거의 레벨 노가다를 위한 곳이죠.;; 맵이란 곳이.

그러면 전투라도 재미있어야 하는데, 아무런 특징 없는 턴방식 전투시스템에(딱 하나 특이점이 있다면 전투시 맨 뒤로 이동해야 초능력을 쓸 수 있다는 것? 물론 재미에는 하등 도움이 안됩니다.) 애니메이션은 1컷에서 많아봐야 4컷 수준. 조금 과장 보태서 제가 지금껏 해본 모든 게임중에 제일 재미없는 전투입니다. 게다가 가끔 있을 필수 전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레벨 노가다를 해야 하는 비효율적인 시스템이지요. 수집욕을 돋우는 아이템이나 무기도 없구요. 그냥 전투. 그 뿐.

스토리는 조금 거슬리는 몇몇 부분들을 제외하면 나름대로 괜찮습니다. 다만 제 경우 게임 시스템의 재미없음을 견딜만큼의 스토리는 아니었습니다.  

일러스트도 무언가 일본 미연시 느낌이 나긴 하지만 좋다고 볼 수 있고... 차라리 연애 시뮬레이션으로 만드는 게 어땠을까 합니다. 전작인 플러스는 제법 괜찮은 평을 받았었거든요.(미연시가 제 취향이 아니라 해보진 못했습니다만)

임달영씨의 스토리를 좋아하신다거나, 일러스트가 맘에 들어 모두 보고 싶다. 뭐 이러신 분들은 스토리와 그림을 감상한다는 마음으로 한번 해보실만한 게임이지만... 그 외에는 별로 추천하지 않습니다.^^;; 

ps. 아트림 미디어는 이후 스카드잼까지 제작 후 게임에서는 손을 떼고 만화쪽 시장으로 노선을 변경한 듯 합니다. 얼마 전 대여점에 갔을 때 언뜻 본 어떤 만화책 출판사가 아트림미디어더군요.  
      


 
Posted by 시스템-쇼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