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6. 20. 18:19
94년 손노리에서 발매했던 어스토니시아스토리는 15년이 더 지난 지금에도 많이 언급되는 손노리의 대표 작품입니다. 소프트맥스 하면 창세기전이 떠오르듯이, 손노리 하면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였죠.
창세기전2 리메이크가 소프트맥스의 최후 보루라는 팬들의 말처럼,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리메이크 또한 손노리에게 있어서는 어느 정도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일이었을 겁니다.
2001년 손노리는 마침내 그 칼을 뽑아듭니다. PC가 아닌 신형 휴대용게임기 gp32에서 어스토니시아스토리를 부활시킨 것이죠.
그리고 1년 뒤, 전설적인 게임의 리메이크작. 어스토니시아 스토리R은 PC로도 이식됩니다.
패키지 전면. 사진으로는 잘 안나타나지만 반짝반짝거리는 재질입니다.
박스 뒷면. 뒷면 역시 반짝거립니다. 박스는 앞이나 뒤나 세련되진 않은 디자인이네요.
구성물. 게임시디, 매뉴얼, 마우스패드, 고객엽서, 고객카드입니다.
마우스 패드. 홀로그램식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만... 재질이 두꺼워 평평하질 않고 휘어져 있어 실제로 쓰기는 힘듭니다.
또한 홀로그램에 요란한 디자인 덕에 광마우스가 제대로 동작하지 않습니다.(인텔리 옵티컬 기준) 볼마우스 전용?ㅎㅎㅎ
게임 시디. 깔끔합니다. 게임의 용량은 상당히 작은 편입니다. 원래 휴대용 게임기용이었으니...
매뉴얼. 표지 재질이 좋습니다.
풀컬러 매뉴얼. 80페이지 분량의 두꺼운 매뉴얼이지요. 그런데 문제는...
80페이지 중 50페이지가 사진같은 암호라는 것..^^:;;; 실제 매뉴얼 내용은 30페이지가 채 되지 않습니다.
패스맨을 패스하기 위해서 필요한 숫자들이죠.
고객등록카드. 뒷면에 시리얼이 있습니다만... 써본 적은 없네요.
게임 스샷 나갑니다~
게임을 실행시키면 나오는 첫 화면. 유쾌한 손노리스럽습니다.
메인화면. 손노리의 8번째 프로젝트.
게임의 해상도는 낮습니다. 해상도도 낮은데, 실제 게임화면은 더욱 작고. 이벤트 화면은 더더욱 작습니다..=_=;;
휴대용 게임의 이식작이란 건 알지만... 그래도 화면이 많이 답답합니다.
필드화면. 좁은 건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좀 낫지요. 문제라면 이동속도가 좀 느립니다. 돌아다니다 보면 성질(?)날 정도...
스테이터스 화면. 그냥 깔끔한 수준.
옵션 화면. 없거나 혹은 나쁘거나... 이런 손노리의 센스는 게임 곳곳에 있습니다.
스킨 변경. 게임상에서 7가지 스킨을 지원합니다.
코믹한 손노리군 스킨. 이게 제일 마음에 들어요.
참, 게임상에서 메뉴를 불러내는 방식은 원작과 동일합니다. 메뉴 버튼을 누르면 이렇게 네 가지 아이콘이 나오고 방향키로 선택하는 방식.
원작에서 인상깊은 장면이었던 날아가는 비둘기. 그때만큼의 감흥은 전혀 없습니다.ㅎㅎ
스킨에 주목! 화면이 너무 작은 건 계속 보면 적응된다네요.ㅎㅎㅎ
원작에서는 여자가 둘이었던 거 같은데... 셋이었나?;;; 아무튼 리메이크작은 네 명입니다.
여자 수도 물가상승률을 반영하는 건지...^^;;;
전투 화면. 원작과 거의 동일한 전투방식입니다.
원작과 같이 화면 아래에 뜨는 링커맨드를 이용해 조작합니다.
변한점이 있다면 이펙트가 쪼금(...) 화려해지고, 아군과 적의 체력을 확인하기 편하다는 것.
똥파워 아저씨인 랜스. 원샷원킬입니다. 전투는 솔직히 별로 재미없습니다. 원작보다 못해요.
구름도 지나가네요. 예쁩니다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의 마스코트. 패스맨도 등장합니다. 게임을 진행하는 동안 몇 번 등장하지요.
그런데 패스맨과 50페이지짜리 암호표가 있어도 불법 복제와 와레즈는 못 막았습니다.ㅎㅎ
아군을 사지로 보내려는 존. 말만 앞서고 겁쟁이인 전형적인 재수없는 캐릭터.
결국 기습을 받게 됩니다. 똥파워 랜스아저씨와 주인공 로이드가 분전하지만...
모두 죽고 로이드만 남습니다.
그리고 적 대장 프란시스에게 로이드는 완패하고 맙니다. 흔한 말로 제대로 발립니다.=_=;
펑. 멋진 이펙트까지 쓰며 로이드를 발라버리는 프란시스. 게임상 전사들에게 이런 기술 좀 만들어 줬으면 어땠을까 합니다.
빼앗긴 지팡이를 찾으려는 로이드. 입고 있던 멋진 갑옷은 프란시스에게 발리고 나서 박살나죠.
기사 로이드에서 마을청년 로이드화됩니다.=_= 일러스트도 바꾸면 어땠을까요. 갑옷 벗었으니..ㅎㅎ
유일한 단서인 그리폰 문장 찾아 삼만리 여행을 떠나는 로이드. 이벤트 화면을 키우면 분장실과 대기실이 보인다네요.ㅎㅎ
이제 진짜 모험이 시작됩니다.
사실 저는 어스토니시아 스토리r에 많은 실망을 했었습니다.
그래픽도 매우 좋아지고, 2001년산 개그센스도 상당했고, 이벤트도 더 늘어났지만...
본질적인 게임의 재미가 많이 줄어버렸거든요.
캐릭터의 이동속도는 많이 느려져 맵이나 마을 돌아다니다 짜증이 날 정도고, 맵에 뻔히 보이는 적들을 피하기도 힘듭니다.
적들은 캐릭터와 달리 꽤나 빠르거든요. 물론 원작도 적들의 움직임이 빨라 피하기 쉬운 게임은 아니었지만, 이건 그냥 무조건
싸운다고 생각하면 편할 정도...
전투는 원작과 동일한 방식을 채택하고 있지만, 속도감이 많이 줄어 박진감을 느끼기 힘듭니다.
개인차가 좀 있겠지만 제 경우는 전투가 지겨울 정도였습니다.
또한 로이드의 이도류처럼 잔재미적인 요소도 없어서... 원작의 로이드는 별다른 스킬은 없지만 공격력 하나는 똥파워인 키우는 재미가 있는 캐릭터였다면, r의 로이드는 정말 평범한 전사입니다. 아무런 특징이 없는... 그러다 보니 참 정 안가는 주인공이 되어버립니다.=_=;;;
원작에 대한 향수에서 오는 미화가 아닐까 생각도 해봤지만, 처음 이 게임을 접한 후, 비교해보고자 원작도 다시 구해서 해봤었습니다. 결론은 [원작이 훨씬 재밌다] 였습니다.
뭐... 이해는 할 수 있습니다. 애초에 pc용이 아닌, gp32용으로 개발된 게임이니, 게임의 제반사항도 그것에 맞춰졌을 테니까요. 그래도 이왕 이식해서 발매되는 거, 조금 더 신경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새로 추가된 이벤트들 중 재밌는 게 많거든요.(북두의 권을 패러디한 이벤트도 있어요.) 또 그래픽도 훨씬 좋고 깔끔하지요.
스토리나 연출같은 다른 쪽으로는 전혀 불만 없는 게임인데...
딱 하나, 게임의 템포만 좀 빨랐어도 훨씬 재밌게 즐길 수 있었을 거란 생각을 하면 더 아쉬워지는 게임입니다.
[원작과 r중 뭐가 더 재밌어요?? 원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