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29. 22:25


  그러고 보면, 메인보드에 내장되는 사운드를 사용한 지 벌써 십년 가까이 된 것 같습니다. 펜티엄3 즈음의 보드부터 차차 보드에 사운드가 내장되게 되었고, 펜티엄4 즈음부터는 내장 사운드가 안 달리 제품이 더 희귀해지곤 했죠. 

 저도 펜티엄4를 쓸 즈음부터는 보드내장 사운드만 사용하게 되었고요. 사실 그 이전에 따로 사운드 카드를 썼다고는 해도, 그건 정말로 '소리를 내기 위한' 용도 이상이 아니었습니다. 없으면 pc에서 소리를 듣지 못하니 가능한 싼 걸로 달아놓는...

 그래서 제가 가장 많이, 그리고 오래 사용했던 카드는 ess solo 였습니다. 지금에 와서는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겠지만, 랜카드로 비유하자면 리얼텍 8139d같은 녀석이었죠. 네. 그냥 제일 싼 거. 그거죠. 

 그 당시에도 물론 사운드 블래스터같은 좋은 소리를 위한 제품들이 있었습니다만, 저와는 거리가 멀었죠. 

 이제는 보드에 사운드는 물론 랜카드와 vga까지 기본으로 달려 나오는 세상에서 사운드카드란 어떤 역할을 할까요. 

 아마도 '더 좋은 소리'만이 목적일 겁니다.

 그저 화면을 표현해주는 내장 vga가 아니라, 고품질의 3d그래픽을 위해 외장 vga를 달아주는 것처럼요.  

 그리고 ASUS의 Xonar DSX 7.1은 합리적인 가격대에 위치한, 더 좋은 소리를 만들어 주기 위한 제품입니다.

 정말로 더 좋은 소리를 내 주는지, 한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목차


1. 제품 외형

2. 설치 및 프로그램

3. 실사용

4. 마무리


1. 외형


박스는 의외로 흰색과 녹색이 조합된 디자인입니다. 주로 검은색 톤을 메인으로 하는 메인보드나 그래픽 카드와는 느낌이 많이 다릅니다.

뒷면에는 간단한 제품 설명이 12개국어(...)로 설명되어 있습니다. 네. 한글만 보자고요.

재밌게도, 겉박스에 날개가 달려 있어 한겹 열 수 있습니다. 보통 이런 식으로 날개를 다는 박스는 내부의 구성품을 비치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그런 거 없고, 제품의 특징을 설명하는 데 사용되었습니다. 

박스에서 꺼내면 새까만 박스가 터억 등장합니다. 왠지 이제 좀 asus느낌이 나는 것 같습니다.

박스를 열면 카드가 딱 나타납니다. 

그리고 사운드 카드가 담긴 층을 걷어내면 아래로 구성품들이 있습니다.

구성품은 매뉴얼, 설치시디, lp용 브라켓, S/PDIF용 젠더입니다. 아참, 작은 나사도 두어개 들어 있습니다. lp브라켓 고정용인 듯..

매뉴얼은 7개국어로 되어 있습니다. 다국어로 된 매뉴얼을디 보통 그렇듯, 내용 자체는 간단합니다. 

lp용 브라켓과 젠더. 아쉽게도 둘 다 제가 쓸 일은 없을 가능성이 높은 구성품입니다.

사운드 카드 본체. 왠지 asus다운 까만 기판이 인상적입니다. 


뒷면. 땜질은 당연히 깨끗합니다. 


후면 출력 포트들. 최근 메인보드에 달려나오는 포트들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요즘은 메인보드 내장 사운드들도 일단은 5.1채널이나 7.1채널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대개의 경우 녹색의 프론트 포트만 사용하겠지만요.


칩셋. 우측의 오디오 프로세서는 ASUS AV66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스펙을 잠시 찾아보긴 했지만, 아쉽게도 저로서는 까막눈에 가까운 분야라 도통 모르겠더라고요. 

좌측의 asmedia칩셋은 pci - pci-e 브릿지 역할을 하는 칩셋이라고 합니다. 애초에 av66이 pci 슬롯을 기준으로 만들어져서 이렇게 브릿지를 사용하게 된 듯 합니다.

예전 지포스 6천번대에서 pci용의 그래픽칩셋을 agp슬롯에 사용할 수 있게 달던 hsi칩셋과 같은 용도로 생각됩니다. 

중앙의 JRC 5532D는 opamp인데 소켓방식으로 장착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가 원하는 opamp로 바꾸어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opamp를 어떤 걸 사용하느냐에 따라 소리가 많이 달라진다고 하네요. 



2. 설치 및 프로그램


일단 뚝딱뚝딱 설치. 제가 사용하는 p8z68-v 보드에는 pci 1x슬롯이 가장 위에 하나 있는데, 공간상 그곳에 장착하기는 애로사항이 많더군요.

그래서 아랫쪽 pci-e 16x 슬롯에 장착했습니다. 

길이가 짧기는 해도, 사용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 애초에 슬롯 길이에 따라 배속이 달라질 뿐이라... 

그래픽 카드도 사운드 카드만큼의 슬롯만 남기고 나머지를 가려버리면 1x속도로 동작하게 됩니다. 

굳이 그렇게 사용할 일도, 필요도 없겠지만요.


장착을 했으니 설치를 해야 합니다. 먼저 uefi에서 내장 사운드를 끄고 부팅 후에 드라이버를 인스톨합니다.

당연하게도, 별다른 문제없이 인스톨이 완료되었습니다.

XONAR의 사운드 제어 프로그램은 이런 식으로 생겼습니다. 다행히(?) 한글을 지원합니다. 

메인에서는 오디오 채널, 샘플레이트, 오디오 출력 등을 지정할 수 있으며, 설정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간이 테스트도 가능합니다.


믹서에서는 채널마다 개별 음량 조절이 가능힙니다.

마이크, 라인 인, aux, 웨이브등도 역시 음량 조절 가능.

이펙트에서는 소리에 다양한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콘서트홀처럼 울리게 할 수도 있고, 미리 지정되어 있는 이퀄라이저를 통해 락이나 재즈등에 맞추어 밸런스를 조절해줄 수 있습니다. 당연히 개인 입맛에 따라 커스텀도 가능하고요. 


카라오케는... 그 이름에 맞게 노래방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사용하는 메뉴들이 모여 있습니다. 음악에서 목소리를 제거하거나, 마이크를 노래방처럼 울리게 하거나. 노래의 키를 높이거나 낮추거나 하는 메뉴입니다.


플렉스베이스 메뉴는 우퍼와 위성스피커에 할당되는 주파수를 조절해주는 거라고 하는데, 전 잘 모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컬 fx. 마이크와 관련된 설정입니다. 아래의 매직 보이스는 마이크로 내는 목소리를 변조해주는 기능입니다. 만화처럼, 혹은 남자/여자처럼요. 


3. 실사용

 

 일단 스피커로 처음 느낀 느낌은... 음. 소리가 조금 더 또렷해졌나. 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전 막귀입니다.(...)

 귀가 밝은 분이시라면 많은 차이를 느끼실 수 있겠지만, 저로서는 소리가 조금 선명해진 것 같은 느낌. 

 그리고 거의 안들리던, 혹은 희미하게 들리던 소리들이 조금 더 확연하게 들리는 것 같은 느낌 외에는 어떤 큰 신세계를 밟지는 못했습니다.

 어쩌면 스피커가 너무 오래되고, 비싸지 않은 제품이라 그럴 수도 있고요. 

 십년 전쯤에는 pc스피커 중에서는 그래도 좀 괜찮던 제품인 쇼크웨이브 3050이지만... 최근의 것들에 비교하기는 많이 부족하겠죠.


그래서.

R.O.G

ASUS의 헤드셋인 VULCAN ANC를 쓰고 비교해보기로 했습니다.

이것 역시 나름대로 ROG죠. 

ANC 기능(아마 액티브 노이즈캔슬링...일겁니다.)을 위해 AAA전지까지 넣어야 하는 재밌는 헤드셋이죠.

실제로 노이즈캔슬링 효과가 꽤 큰 헤드폰입니다. XONAR와의 궁합은 어떨까요.

노래를 들어봅니다. 

스피커로 듣던 것보다, 좀 더 선명합니다. 사실 내장 사운드로 들을 때는 헤드셋이나 스피커나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사운드 카드를 달고 나니 헤드셋과 스피커의 차이가 꽤 커진 느낌입니다. 노래를 들을 때 스피커보다 훨씬 또렷한 느낌입니다. 

게임을 해봅니다. 최근 구입해놓고는 실행만 해봤던 바이오쇼크 인피니티입니다. 

이 장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아무튼, 잠시간 게임을 해본 느낌으로는 방향성이 훨씬 또렷해졌습니다. 

사실 게이밍 헤드셋인만큼 방향성은 아주 중요한데요. 이전에 내장으로 사용할때도 방향감각을 주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XONAR와 사용하니 훨씬 방향성이 두드러집니다. 소리만으로도 방향을 확실히 알 수 있을 것 같을 정도네요.  


하나만 비교하면 좀 아쉽겠죠?

이번엔 좀 더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되는 헤드셋을 사용해보기로 했습니다. 

스틸시리즈의 시베리아 v2 msi(...sorry, asus)에디션입니다.

음질 자체보다는 편안한 착용감이 장점인 제품이죠. 


시베리아로 들을 시에는, 뭐랄까요. 이전보다 좋기는 한데, 왠지 vulcan보다 소리의 맛이 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불칸에 비해 차폐력이 부족하다 보니 그런가 싶기도 하지만, 사실 이전에는 불칸과 시베리아의 차이를 크게 느끼지는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조금 차이가 나는 느낌이 듭니다. 무언가 설명하기는 힘든데, 불칸쪽의 소리가 조금 더 몰입되는 느낌입니다. 게임이나 음악이나. 

내장 사운드를 쓸 때는 그리 느끼지 못했던 차이였어요. 


참. 헤드셋을 쓰며 알게 된 큰 단점이 하나 있습니다. 

헤드셋을 꽂았을 때는, 자동으로 스피커에서 헤드셋으로 출력이 변경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헤드셋을 제거했을 때는, 스피커로 변경되지 않고 여전히 헤드셋으로 유지됩니다. 

프로그램을 통해 출력을 헤드셋에서 2채널(제 경우)로 바꾸어 주어야 스피커에서 다시 소리가 납니다. 

솔직히 말하면, 조금 황당할 정도의 문제점인데요. 실 사용시에는 꽤 귀찮은 문제점이니 빨리 수정되면 좋겠습니다.




4. 마무리. 


 사실 좀 더 다이나믹하고 상세한 후기를 전해드리고 싶지만, 태생적으로 막귀로 태어난 아이라 이 정도 이상의 감상을 제 귀로 캐치하는 건 어려웠습니다. 

 좀 더 선명해지고, 헤드셋을 쓸 때의 느낌이 좀 더 극적으로 변하고. 그 정도요. 

하지만 반대로, 저같은 구제불능의 막귀로도 이 정도의 차이를 느낄 수 있을 정도이니 저보다 더 귀가 좋으실 분들이라면 좀 더 극적인 체험을 XONAR를 통해 얻으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실 사용시 꽤나 번거로워지는 문제점인, 헤드셋->스피커간 출력 변경이 되지 않는 것은 빨리 수정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의 게임들은 게임할때 헤드셋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수정되지 않으면 뺄 때마다 프로그램으로 바꾸어주어야 하니 번거로움이 클 듯 합니다. 

  그래도, 좋아요. 소리는.

 

 


Posted by 시스템-쇼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