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7. 30. 23:53

몇 년 전만 해도 기계식 키보드는 꽤 생소한 아이템이었죠.  

하지만 지금에 와서 기계식 키보드는 오히려 멤브레인보다도 더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재밌는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별반 치는 재미가 없는 멤브레인에 비해 기계식 키보드는 축마다 저마다의 개성과 독특한 타이핑 감각을 가지고 있으니 치는 재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키보드마다 제각각의 규격을 가진 멤브레인에 비해 기계식 키보드는 규격화된 축의 크기 덕분에 유저 입맛에 맞게 외형을 꾸밀 수도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키캡 놀이가 그것이지요.

기계식 키보드에 빠진 사람들이 집착하는 부분도 그에 수렴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치는 재미. 개성있는 외형. 

즉, 감성.


오직 성능이라는 부분만 본다면 기계식 키보드나 멤브레인 키보드나 크게 다를 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감성이라는 부분은 보통의 멤브레인 키보드는 건드리기 힘든 영역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감성을 말할 때 꼭 빠지지 않는 업체가 있지요. 커세어. 키보드 뿐 아니라 케이스, 수냉 쿨러 등 자사의 제품 전반에 고급스러운 감성을 불어넣는 업체지요. 

k70 역시 그런 커세어의 감성을 잔뜩 베어물고 나온 제품입니다.  

사실 k70 출시된 지 꽤 된 제품입니다만, 국내에서는 적축- 청축의 순으로 발매되었었고, 이번에 드디어 이 갈축이 국내에 출시되었습니다. 


감성 가득한 커세어를 직접 체험해보았습니다.


*본 필드테스트는 이노베이션티뮤와 쿨엔조이에서 제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1. 제품 개봉


2. 외형


3. 실 사용 & 체감


4. 오스뮴 갈축과의 비교


5. 마무리




1. 제품 개봉 

K70의 박스는 꽤 거대합니다. 특히 두툼한 높이가 인상적이네요. 


K70은 2년 보증의 제품입니다.


K70의 특징들. 딱 K70의 특징들이 쏙쏙 들어가 있네요. 


박스 뒷면. 

뒷면에도 있는 깨알같은 제품 설명.

배고프지 말라고 추억의 간식들을 함께 보내주셨네요. 원래는 꾀돌이와 쫀드기가 하나씩 더 있었는데, 사진 찍기전에 먹어버렸....

박스 오픈. 윗층에 키보드가 수납되어 있습니다. 포장은 평범한 비닐 포장. 

키보드를 들어내면 추가 캐킵과 리무버, 퀵가이드등이 있습니다.

이런 것까지 꼼꼼히 보시는 분들도 많으시겠죠? 하지만 전 보지 않습니다. 그래 놓고 삽질하곤 하지요...ㅡㅜ


추가 키캡과 리무버는 냉동고기마냥 진공포장되어 있습니다. 왠지 개봉하기 아까웠어요.

또 하나의 구성품인 팜레스트. 팜레스트도 따로 사려면 또 돈인데, 이렇게 번들되어 있으니 참 좋네요.

팜레스트는 간결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무게도 가볍고요. 

손목과 닿는 부분은 촉감이 부들부들합니다. 좋아요. 러버코팅이 된 것 같네요. 

그런데, 촉감이 좋은 대신 좀 미끄럽다는 단점도 있네요.  


2. 외형


키보드의 전체적인 모습. 풀배열 키보드입니다.  

키캡. 폰트가 특출나게 예쁘거나 하지는 않네요. 키캡에는 러버코팅이 되어 있습니다.


스페이스바는 좀 좋습니다.  오돌도돌하게 디자인이 되어 있어 타이핑을 할 때 좀 더 구분감이 확 드네요.  

우측 상단에는 기능키들과 볼륨 조절 휠이 있습니다.

휠은 금속으로 되어있고, 적당한 촉감으로 돌아갑니다. 금속이라 참 고급지네요.

USB 포트는 두개입니다. 포트 커버의 색은 빨간색인데... 커세어답지 않게 예쁘지 않은 빨간색이네요.  

옛날 고무다라이 같은 색..? 좀 더 선명한 빨강이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커세어의 감성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범선 마크. 역시 커세어는 범선이 제일 예뻐요.


키캡 아래의 상판 하우징은 알루미늄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죽죽 뻗은 헤어라인이 정말로 고급집니다. 

플라스틱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급진 감성이 줄줄 흐릅니다요.

 그리고 위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K70의 특징. 바로 비키스타일이라는 것입니다. 키캡이 적당히 가려지는 보통의 키보드와 달리 비키 스타일의 K70은 키캡은 물론 축까지 볼록 드러나 있습니다. 

 덕분에, 청소 엄청 쉽습니다. 청소 좀 하려면 키캡을 다 들어내야 하는 보통의 키보드들과 달리 K70은 그냥 키캡 사이사이로 솔로 툭툭 털어내도 꽤 말끔하게 청소가 되네요. 


키보드 상단에는 USB 포트 한개와 폴링 레이트 조절용 스위치가 있습니다. 1000Hz부터 125Hz까지 가능한데요.

전 사실 바꿔봐도 별반 차이를 못 느끼겠습니다..^^;;

키보드 아래에 다리는 총 네개가 달려 있습니다. 뒷 부분 다리만 올릴 수도 있고, 앞의 다리까지 함께 올려 쓸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책상 높이가 맞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면 앞쪽 다리를 들 일은 별로 업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 일이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니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언제나 좋지요.    

추가 키캡은 윗 부분이 오돌도돌하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촉감은 딱딱합니다. 

추가 키캡(좌)과 일반 키캡(우). 일반 키캡은 코팅된 통짜고, 추가 키캡은 두 파츠가 조립되어 있는 형태입니다. 

추가 키캡 장착 모습. 이 키캡들은 보통 키캡과 달리 각기 다르게 완만한 굴곡이 져 있습니다. 1~6번 키캡도 완만하게 곡선을 그리고 있고, WASD는 WAD가 S를 감싸고 있는 형태입니다. 

이렇게 굴곡이 져 있는 덕분에 게임을 할 때 키를 잘못 누를 일을 대폭 줄여줍니다. 

어두운 방에서 LED까지 끄고 게임을 하더라도 WASD만큼은 금방 찾을 수 있어요. 

추가 키캡을 꼈을 때의 전체적인 모습. 좀 더 고급져 보이는것 같기도 하고...^^;

팜레스트까지 장착. 참 깔끔하면서도 고급진 키보드입니다. K70.


비키스타일임에도 팜레스트는 거슬리는 곳 없이 견고하게 장착됩니다. 분리 역시 쉽습니다.

이쪽에서 보니 키캡의 굴곡이 더 잘 보이는 것 같네요. 

그런데 타이핑할 때는 일반 키캡이 더 좋습니다. 

타이핑을 할 때는 키보드 전체를 돌아다녀야 하는 만큼 추가키캡의 굴곡이 계속 걸리적 거리거든요. 


키보드 다리를 둘 다 번쩍 들었을 때의 모습. 키보드의 높이가 높아지면 팜레스트도 좀 더 꺾여 내려옵니다. 

고정성이 불안해지지는 않습니다. 

이게 완전히 주저앉았을 때. 전 이렇게 다리를 다 접었을 때가 제일 편합니다.


전체적으로 만듬새는 아주 좋습니다. 흠 잡을 부분 없이 견고하고, 깔끔합니다.


3. 실 사용& 체감 

LED 점등. 전체적으로 붉은 빛입니다. 사실 처음에 붉은 LED는 좀 무섭지 않을까 했는데, 직접 보니 꽤 멋집니다.

이건 밝기를 제일 낮세 했을 때고, 

이게 제일 밝을 때의 밝기입니다. 


추가 키캡은 밝기가 높아지면 LED가 좀 번져 나옵니다. 

  

백 라이트 프로그래밍 버튼을 한번 누르면 이렇게 fps 모드로 변합니다. 딱 필요한 부분만 점등되지요. 




그리고 FPS 모드는 따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합니다. 프로그램 버튼을 길게 누르면 편집이 가능해져요. 

이런식으로도 가능합니다. 뭔가 모양을 만들어보려 했는데... 안되네요.  

참. 다시 fps모드로 돌리려면... 커스터마이징으로 다시 일일이 해당위치를 찍어주면 됩니다.^^;;;


그 외에 터치 LED모드도 있습니다. 이 모드는 키보드를 누른 자리에만 잠시간 불이 들어오는 모드입니다. 

음... 별로 예쁘거나 하지는 않더라고요. 

 터치 LED 작동 영상입니다.

우측 상단의 기능키에도 led가 옅게 들어옵니다. 캡스락, 넘버락등을 표시하는 led는 흰색이네요.

요즘 판매되는 K70 RGB에 비하면 심심하지만, 그래도 커세어답게 붉은 LED만으로도 고급진 감성을 잘 표현해주는 것 같습니다.  


제품을 받고 첫날부터 그동안 쭉 사용을 해봤는데요.

그동안 타 갈축 키보드인 오스뮴을 썼기 때문인지 타이핑시의 체감 면에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게임 역시 큰 차이는 없었습니다. 비슷했어요. 더 잘되거나 안되거나 하는 건 없더라고요.


그보다는 오히려 부차적인 부분에서 장점을 느꼈는데요. 

1. 미디어키가 누르기 좋은 위치에 있어 동영상을 볼때 조작하기 편했습니다.

2. 추가 키캡이 구분감이 좋은 덕분에 늦은 밤에 게임할 때 손 위치 잡기가 좋았습니다.

(다만 타이핑시에는 굴곡이 걸리적거려 바꿔 끼워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습니다..)

3. 청소가 아주, 매우, 무진장 편합니다. 이래서 비키 스타일 키보드를 쓰나 싶었어요. 



4. 오스뮴 갈축과의 비교

그동안 사용하던 오스뮴 갈축입니다. 꽤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키보드지만, 독특한 레이아웃 때문에 

키캡 놀이가 난해한 탓인지 큰 인기는 없는 키보드기도 하죠. 오래 써서 키캡이 번들번들합니다.   

좌측이 K70의 키캡. 우측이 오스뮴의 키캡입니다. 

둘다 러버 코팅이 되어 있어서 그런지 눈으로나 손으로 만질 때나 느낌이 거의 같습니다.

뒷면. 언뜻 봐서는 구분 못하겠네요. 

오스뮴 갈축의 LED 점등. 오스뮴은 흰색입니다. 

K70이 고급스럽다면, 오스뮴은 터프한 인상의 키보드지요. 사실 좋게 말해서 터프고, 그냥 투박합니다.^^;;;

기능 면에서는 오스뮴이 좀 더 좋긴 합니다. 키보드 프로그램인 고스트의 기능이 좀 좋거든요. 

근데 사실 별로 쓸일 없더라고요.^^;;; 아참, 미디어 키는 K70쪽이 더 좋습니다. 오스뮴은 f1~f4에 할당되어 있어 쓰려면 펑션키랑 같이 눌러야 하거든요. 

LED 기능 면에서는 K70이 좋습니다. 오스뮴은 LED 커스터마이징이 안되거든요.

팜레스트 비교. 단단함 면에서는 오스뮴 쪽이 살짝 더 좋긴 합니다. 미끄러지지도 않고... 


키감을 비교하자면, 오스뮴보다는 K70이 조금 더 키압이 높은 것 같습니다. 오스뮴보다는 타이핑시에 더 힘이 들어가네요.

일반형 키보드와 비키 키보드인 것에서 오는 차이는 별로 없네요. 정확히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오스뮴보다 약간 무겁게 눌린다는 점 빼면 별다른 차이는 없네요. 

아무래도 같은 갈축인 만큼 큰 차이가 없는 게 당연한 것 같네요.


굳이 둘 중 고르자면 저는 K70 쪽이 더 마음에 듭니다. 외형도 더 멋지고, 치는 감각이 더 좋네요. 

오스뮴을 오래 사용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새 키보드에서 느껴지는 생소한 타이핑 감각이 더 좋네요.

(물론 오스뮴도 충분히 좋은 키보드입니다.^^;;)



5. 마무리


멋집니다. 이 말이 VENGEANCE K70에 제일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비키 키보드의 독특한 외형과 강렬한 붉은색 LED. 

알루미늄 하우징. 그리고 커세어 로고까지. 

빠지는 곳 없이 구석구석 멋진 키보드입니다. 마감도 튼튼하게 잘 되어 있고요.  


기능 면에서 타 키보드에 비해 특징적이라 할 부분이 있는 키보드는 아닙니다만, 사실 대부분의 기계식 키보드가 그렇죠. 

기능보다는 감성이 더 중요한 분야가 기계식 키보드니까요. 

손의 즐거움과 눈의 즐거움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그 즐거움이란 부분에서, K70의 고급진 감성은 분명 사용자를 즐겁게 해주는 것 같습니다. 


아. 청소가 쉽다는 아주 큰 장점 역시 있습니다.^^



Posted by 시스템-쇼크